7/16 속초 일기


드디어 아젤리아 분갈이를 했다. 흙이랑 돌은 일찌감치 준비해놓고 아빠 시간되기를 기다렸던건데, 어휴 나 혼자 할걸 그랬다는 생각이... 아빠는 화초를 그렇게 잔뜩 키우면서도 분갈이 룰을 잘 모른다. 아니 화분에서 뽑아낸 흙을 다시 집어넣을거면 뭣하러 분갈이를 합니까 아부지요... 내가 이렇게 저렇게 하세요 지시하는대로 하긴 하는데 자꾸 궁시렁 토를 달면서 함... 담엔 같이 안햇!



이건 지난 봄에 아빠가 보내줬던 아젤리아 사진이다. 야외에 내놓고 키웠다가 방패벌레 피해를 호되게 입은 후 가게 2층으로 옮겨놨는데 다행히 회생한 기특한 녀석. 이렇게나 아름답고 탐스럽게 피었던 화분인데 지금은 아빠의 관리소홀로 뼈다귀만 남은 형태가 되었...다. 아빠 딴에는 햇볕 많이 받으라고 2층 창문에 바싹 붙여뒀나본데 그 때문에 볕을 너무 받아서 잎이 다 타버린 것 같았다. 아젤리아는 반그늘에서 큰다는데... 다듬어주지 않아서 수형도 제멋대로 보기 싫어졌다.



분갈이와 가지치기가 끝났다. 뿌리가 잘 적응하려나... 약해진 상태라 걱정된다.



울집 텃밭 오이. 얼마 전에 세워준 지주대를 벌써 이만큼 타고 올라갔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자라네.



요즘 비가 자주 오고 흐리기만해서 오이가 녹지는 않을까 우려되는데 아직 건강해보인다.



주... 죽여줘...
방치된 우리집 상추ㅋㅋㅋ

7/15 속초 일기


비 오는 날 설악산 소공원.



안개에 폭 잠긴 먼 산들.
이날은 아빠를 졸졸 따라다녔는데 참 분주하더라 아빠의 일상. 철쭉 분갈이 좀 하자니까 세무서에 가야한다며... 그 다음엔 은행에 가야한다며... 그 다음엔 경찰서에 볼 일 있다며... 그리고는 설악산에 뭐 갖다줄게 있다며... 왜케 바빠요?! 세무서, 은행, 경찰서 다 동행한 뒤에 설악산으로 출발하니 목우재쯤부터 빗줄기가 창문을 때렸다. 비오는데요! 하면서 내가 걱정하니까 아빠는 그럼 더 좋지 뭐. 그러신다. 하긴 토왕성 폭포 물줄기 구경한다고 일부러 비 쏟아질때 산에 가시기도 하니까.



이런 날에 설마 케이블카 운영할까 싶었는데 와... 왜 타는거여 사방이 그냥 뿌옇기만 할텐데?! 그래도 타는 사람이 있고, 케이블카는 움직인다. 안개 속으로 풍덩.





통일대불이 앉아있는 반석 아래에는 법당이 있다. 불상의 뒤편에 작은 문이 있어서 들어가면 관음상이 모셔져 있는 아담한 법당을 볼 수 있다. 오랜만에 삼배도 하고 나왔다. 절에서 삼배할 때마다 생각나는게, 예전에 템플스테이에서 배웠던 제대로 된 절하기 방법이다. 부처님에게 절을 할 때는 절의 횟수 뿐만 아니라 동작에 특징이 있다. 고개를 바닥에 두고 손바닥을 들어 올린다던가, 일어날 때 손을 바닥에 짚으며 일어나는게 아니라 합장 자세를 먼저 취한다던가 하는... 뭐 내가 그렇게 신실한 불자도 아니지만 어쩌다 삼배 할 일이 생기면 제대로 된 동작으로 절할 수 있다는 게 나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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