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러진 화살


흥미진진하게 봤다. 실제 인물에 얼마나 보태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판사에게 오목조목 법문을 따져가며 반문하던 김교수는 상당히 재밌는 캐릭터임에는 분명했다. 안성기가 나오는 영화를 꽤 오랜만에 본 것인데 그에게 어울리는 옷 같았고, 문성근의 연기도 진짜 냉기가 싹 돌게 살벌해서 기억에 남는다. 영화가 끝나며 짚어주는, 이 짜증나고 갑갑한 개판같은 재판이 실화를 토대로 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나눌 이야기를 뻔하게 만든다. 사법부를 포함해 부정한 사회에 대하여 떠오르는 밑끝 없는 불신과 두려움 같은 것...

http://blog.daum.net/miraculix/18263872
이것은 오늘 본 진중권의 글인데, 부러진 화살 영화평이 아니라 실제 석궁 사건을 어느 정도 분석해놓은 것이다. 여전히 댓글 란에는 설전이 오고가지만 어쨌거나 영화 관람이 사건의 100%를 본 것과는 다르다는... 참고 정도는 된다. 요즘은 시기가 시기인만큼 뭐가 호소이고 뭐가 선동인지... 굉장히 헷갈리는 때다.

Don't know why


낮잠자고 일어났는데... 머릿속에서 크게 Norah Jones의 Don't know why가 들렸다.
Don't know why... I didn't come

엊그제였다. 늦은밤 친구가 일하는 카페에 놀러갔는데 거기는 차 마시는 넓은 홀 옆에 나름 널찍한 음악실 공간이 붙어있는 곳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LP와 CD 음반이 그득하고 한켠에는 카페에 음악을 내보내는 플레이어, 스피커 장비가 놓여있다. 딱 봐도 취미 이상으로 많은 것을 쏟아부었음이 엿보이는 규모...


11시쯤? 그렇게 시간이 늦다보니 손님도 없고해서 우리는 거기서 음악감상을 하게 되었다. 음악실 주인아저씨가 음악감상과 장비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면서 노래를 아주아주 크게 틀어줬는데... 그렇게 음악을 듣는 것이 정말 반갑고 좋았다.

수집한 음반량에 섭섭치 않게, 구해놓으신 재생 장비들 역시 잘은 몰라도 뭔가 유서있어 보이는 것들이었다. 설명을 들어보기론 수십년에 걸쳐 고생하여 맞춰놓은 기기조합이라고. 들어보니 참으로 소리가 감미롭고 선명하고... 그도 그럴 것이 항상 컴퓨터나 mp3로 음악을 들어왔으니 수준이 다를 수 밖에. 턴테이블로 마이클 잭슨도 들어보고 하다가 노라 존스 LP가 있길래 꺼내어 틀었는데, 아... 그 순간은 사운드 장비에 대한 아저씨의 집착과 우리에게 잔소리처럼 퍼붓는 음질의 중요성이 전부 이해 갈 정도로 소리가 좋았다. 눈 감고 있으면 바로 옆에서 라이브로 듣는 느낌!



자리에 앉아 이렇게 저렇게 쌓여있는 플레이어 장비들을 마주보고 가만히 앉아 Don't know why를 감상하자니 뭐가 떠올랐냐면... 무간도에서의 양조위가 생각났다. 안그래도 나중에 아저씨가 케이블에 관한 얘기도 해줬는데 그것 역시 영화에서의 설명과 조금 비슷했던 듯.

근데 워낙 아저씨가 이것저것 틀어보고 이 소리는 어떤거 같냐 이것과 저것의 소리 차이가 느껴지냐 하도 우리한테 뭔가를 가르치려고 해서 조금은 불편했는데, 노라 존스를 듣던 그 순간이 너무 강렬했다보니 집에 와서 시간이 좀 흐르니까 마치 공연장 다녀온 다음날처럼 어제 들은 음악만이 생생히 떠오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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