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자고 일어났는데... 머릿속에서 크게 Norah Jones의 Don't know why가 들렸다.
Don't know why... I didn't come
엊그제였다. 늦은밤 친구가 일하는 카페에 놀러갔는데 거기는 차 마시는 넓은 홀 옆에 나름 널찍한 음악실 공간이 붙어있는 곳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LP와 CD 음반이 그득하고 한켠에는 카페에 음악을 내보내는 플레이어, 스피커 장비가 놓여있다. 딱 봐도 취미 이상으로 많은 것을 쏟아부었음이 엿보이는 규모...
11시쯤? 그렇게 시간이 늦다보니 손님도 없고해서 우리는 거기서 음악감상을 하게 되었다. 음악실 주인아저씨가 음악감상과 장비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면서 노래를 아주아주 크게 틀어줬는데... 그렇게 음악을 듣는 것이 정말 반갑고 좋았다.
수집한 음반량에 섭섭치 않게, 구해놓으신 재생 장비들 역시 잘은 몰라도 뭔가 유서있어 보이는 것들이었다. 설명을 들어보기론 수십년에 걸쳐 고생하여 맞춰놓은 기기조합이라고. 들어보니 참으로 소리가 감미롭고 선명하고... 그도 그럴 것이 항상 컴퓨터나 mp3로 음악을 들어왔으니 수준이 다를 수 밖에. 턴테이블로 마이클 잭슨도 들어보고 하다가 노라 존스 LP가 있길래 꺼내어 틀었는데, 아... 그 순간은 사운드 장비에 대한 아저씨의 집착과 우리에게 잔소리처럼 퍼붓는 음질의 중요성이 전부 이해 갈 정도로 소리가 좋았다. 눈 감고 있으면 바로 옆에서 라이브로 듣는 느낌!
자리에 앉아 이렇게 저렇게 쌓여있는 플레이어 장비들을 마주보고 가만히 앉아 Don't know why를 감상하자니 뭐가 떠올랐냐면... 무간도에서의 양조위가 생각났다. 안그래도 나중에 아저씨가 케이블에 관한 얘기도 해줬는데 그것 역시 영화에서의 설명과 조금 비슷했던 듯.
근데 워낙 아저씨가 이것저것 틀어보고 이 소리는 어떤거 같냐 이것과 저것의 소리 차이가 느껴지냐 하도 우리한테 뭔가를 가르치려고 해서 조금은 불편했는데, 노라 존스를 듣던 그 순간이 너무 강렬했다보니 집에 와서 시간이 좀 흐르니까 마치 공연장 다녀온 다음날처럼 어제 들은 음악만이 생생히 떠오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