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호이안-5 랜턴 메이킹 클래스


<2019.1.1 : 3일차>

새해 첫날, 호이안에서 맞는 아침 일정은 바로 랜턴 메이킹 클래스였다. 호이안의 상징과도 같은 대나무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재미난 체험! 현호도 나도 손으로 뚝딱뚝딱 하는거 좋아하는 타입이고 이날 아침 역시 비가 왔기 때문에 야외활동보다는 실내에서 뭔가를 하는게 좋은 선택이었다.

구글 지도가 우릴 뺑뺑이 돌게 하는 바람에 약속 시간에 30분 정도 늦었지만 웃는 얼굴로 우릴 맞아주는 친절한 강사들. 지도 강사는 세 명 정도가 있었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는데, 하나하나 시범을 보여주며 하기 때문에 크게 어려울 건 없었다.

우리 뭔가... 나머지 학습 하는 애들 같다.

본격적인 만들기 전 호이안 등의 역사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준다. 전날밤 올드타운 야경을 둘러보며 색색의 수많은 대나무등이 어떻게 호이안을 밝히게 되었는지, 이 등의 유래와 의미는 뭔지 많이 궁금했는데 강사의 설명으로 해소가 되었다.

호이안은 먼 곳 나가는 외국 선박들의 물자 보충지이자 무역항이었기에 외국인들의 드나듦이 활발한 곳이었다. 16세기경 호이안에 자리잡은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등 문화를 전파했고 그로부터 100여년 후, 당시 중국 등이 가진 각지고 딱딱한 나무 프레임이 베트남인들에 의해 대나무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나무 프레임에 비해 유연한 대나무의 특성 때문에 다양한 모양의 등이 제작 가능해졌고 지금처럼 다채로운 등이 나오게 된 것.

모양마다 이름이 있다. 이건 로터스플라워. Lotus flower

잉크보틀 Ink bottle

엄브렐라 Umbrella, 스페이스쉽 Spaceship

파파야 Papaya

그리고 우리가 만들 모양인 '갈릭'


12개의 대나무살을 골라, 꿰고 휘고 엮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하나하나 과정을 넘어갈때마다 점차 등의 모양새가 되어가는 것이 흥미로웠다. 작업 중에 사진 찍어도 되냐고 하니까 우릴 가르쳐주던 '딥Diep'이 정색을 하며 가능은 한데 한컷에 5달러야. 이런다. 순간 뭥? 나도 정색했는데 옆 테이블 체험자들이 깔깔 웃는 바람에 상황파악이 되었다. 그러쿠나... 재밌는 넝담 이었군하...


강사들은 아마도 다들 20대쯤? 젊고 친절하다. 노래를 연신 흥얼거리던 '딥'과 섬세하게 검사해주던 잘생긴 '렌'. 그는 우리를 부를때마다 'My friend'라고 호칭했다. 쏘 스윗... 실수를 하거나 동작이 느려도 여유있게 기다려주며 각각의 과정마다 서투른 부분을 강사가 손봐준다. 전혀 서두를 필요 없고 완벽하려고 할 필요도 없다.

그치만 나는 펄펙셔니스트거덩요! 한국의 방망이 깎는 노인이 뭔지 보여주겠숴!!

흠... 이쪽이 -0.002도 기울어졌군.

등은 종이가 아니라 실크천으로 싸게 된다. 물론 천 색상은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강사들은 대화하길 좋아해서, 영어가 좀 된다면 이런저런 수다와 농담도 주고받을 수 있다. 렌이 지금 한국 날씨는 어떻냐길래 엄청 추운 겨울이랬더니... 베트남에도 눈이 오는 지역이 있다는 얘길 해준다. 으아니 베트남에 눈이 온다거?! 내가 놀라서 반문하자 '사바'라는 딱 한군데 지역에서 눈이 온다고, 그래서 눈을 느끼고 싶은 베트남 사람들은 모두 거길 간다고 말한다. 나중에 지도를 찾아보니 최북단에 가까운 SAPA라는 곳인듯 했다.


액티비티 안내에 등 만들기는 2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고 나와 있는데, 우리는 성인이고 손재주가 있는 편이니까 1시간 반 정도면 끝나겠지 헤헷~ 했던 생각이 뻘쭘하게 정확히 2시간 반 걸려 완성했다. 크게 복잡한 작업은 아니었지만 천천히 신중하게 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실크 천을 대나무살에 접착하는 과정. 천이 울지 않도록 팽팽하게 당겨서 붙여야하는데 그러다보면 천의 무늬가 우그러지는 것을 간과하기 쉽다. 나름 무늬를 신경쓰며 붙였는데도 렌은 매번 내 천을 다시 손보아주었다.

우리 등 완성!


만들고보니 넘넘 예쁘다^3^ 야시장에서 예쁜 등을 많이 팔지만 우리가 직접 만든 것과 같을 수 없지! 등은 내부의 철사 뼈대를 오므려 우산처럼 접고 펼 수 있으므로 가지고 다니는데는 무리가 없다.

훈훈했던 강사들과 인사를 하고 다시 비내리는 길가로 나왔다.

전리품을 배낭에 담고 점심을 먹으러 간다. 그 유명한 '반미프엉'으로!

근데... 뭐여 이거

반미 언제 먹냐고!! 현기증 난다고 엉엉!!

생각보다 줄은 빨리 줄어들어서, 1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어휴 사람도 북적이고 메뉴는 잘 안보이고 뭘 시켜야하나 고민하다가 가이드북에서 모든 재료가 들어간 믹스를 먹으라고 했던 기억이 나 믹스 4개를 주문했다. 가격은 4개 10만동.(한화 5천원)

바게뜨 빵에 각종 재료로 속을 채워주는 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


유리장 너머로 여러명의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반미를 제조하고 있다. 야채와 양념된 고기, 여러가지 소스 등등... 좀 너저분해 보이기도 하지만 뭐 어때.

드... 드디어 내 손에 들어왔쟈나... 다 먹어치울꺼쟈나...!

비 때문에 길을 걸으면서 먹기는 좀 그렇고 근처의 차양 아래서 우걱우걱 먹어본다.

맛있다. 속재료의 조합은 그냥 그렇고-역시나 고기 맛이 별로. 그리고 나는 고수 못먹는데 고수도 조금 들어있었다 윽- 내 입에는 바게뜨 빵 자체가 참 맛있다. 바삭하고 얇은 겉 표면에 속은 부들부들. 그리고 처음 맛보는 독특한 소스 맛이 살짝살짝 느껴진다. 많이 먹을 수 있을줄 알았는데 은근히 배부른 음식이라 현호도 나도 하나씩 밖에 못 먹었다. 두 개 남긴 반미를 저녁에 숙소에서 야식으로 먹을때는 빵이 질겨져있었다. 반미는 바로 받아 바로 먹는게 맛있는거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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